
APEC 회의는 개최 도시의 경제와 인프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과 2025년 경주에서 예정된 APEC은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행사이지만, 도시의 성격과 발전 방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본 글에서는 두 도시의 APEC을 비교하며, 지역 발전 효과가 어떻게 다르게 나타날지를 분석한다.
[소제목 1 - 부산 APEC의 성공 사례와 그 의미]
2005년 부산 APEC은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경제 파트너로 부상하는 계기가 되었다. 부산은 당시 항만 물류 중심지로서 이미 산업 기반이 탄탄했으며, APEC 개최를 통해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했다. 해운·물류 산업뿐 아니라 관광과 컨벤션 산업도 크게 성장했다. 벡스코(BEXCO)는 APEC 이후 아시아 유수의 국제회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고, 그 결과 부산은 MICE(회의·관광 산업)의 대표 도시가 되었다.
또한 도시 인프라 확충도 두드러졌다. 광안대교, 센텀시티, 해운대 일대의 도시 재정비 등은 APEC 개최를 계기로 추진된 대표적 사업이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행사 이후에도 부산 시민의 삶의 질을 높였고, 지역 부동산과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무엇보다 부산은 국제회의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이후 APEC의 지속적인 협력 사업과 해양 관련 국제회의를 유치하며 국제 해양 도시로의 입지를 강화했다. 부산 APEC의 성공은 단순한 경제효과를 넘어 도시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한 사건이었다.
[소제목 2 - 경주 APEC의 개최 의의와 새로운 발전 방향]
2025년 열릴 경주 APEC은 부산과는 다른 방향에서 지역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는 역사문화 중심 도시로, 산업보다는 관광과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따라서 이번 APEC은 경제 인프라보다는 문화와 외교,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관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경주는 이번 회의를 통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시킬 수 있다.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등 신라 유적지가 국제 언론에 소개되면서 문화관광의 국제적 인지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동시에 컨벤션 산업 인프라 확충을 통해 향후 국제회의, 학술대회, 글로벌 포럼 등의 유치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경제적으로는 숙박·식음료·관광·운송 등 서비스 산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외국인 방문객 유입은 단기적 소비 효과를 가져오고, 장기적으로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청년층 고용 창출과 지역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도 주목할 만하다. APEC 개최를 통해 경주는 문화도시에서 국제 비즈니스 도시로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소제목 3 - 두 도시의 공통점과 차이에서 찾는 교훈]
부산과 경주의 APEC을 비교하면, 두 도시는 성격과 목표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큰 의미를 지닌다. 부산은 산업 중심, 경주는 문화 중심의 발전 모델을 보여준다. 부산의 경우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국제무역 활성화가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면, 경주는 관광산업과 문화유산의 재해석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 한다.
차이점은 도시의 접근 방식에 있다. 부산은 해양물류와 금융 중심의 실질적 경제 효과에 집중한 반면, 경주는 관광·문화·친환경 에너지 등 질적 성장을 강조한다. 또한 20년의 시차만큼 국제회의 운영의 패러다임도 바뀌었다. 부산이 물리적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경주는 ESG·디지털 전환·탄소중립 등 글로벌 이슈를 반영한 미래지향적 모델을 구축하려 한다.
결국 두 도시 모두 APEC을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국가 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공통 목표를 가진다. 부산이 남긴 성공 경험은 경주가 참고할 중요한 사례이며, 경주는 이를 문화적 가치로 확장해 더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경주 APEC은 단순한 행사 그 이상의 ‘새로운 발전 실험’이라 할 수 있다.
[결론]
2005년 부산 APEC이 한국의 경제 성장을 대표하는 도시 모델을 제시했다면, 2025년 경주 APEC은 문화와 지속 가능성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두 도시의 차이는 곧 한국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를 보여준다. 경주가 이번 APEC을 통해 문화와 경제의 균형 발전을 실현하며 글로벌 협력 도시로 도약하길 기대한다.